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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해성당 작성일17-04-01 21:14 조회6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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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과 기도

 

                                                                                민희숙(플로라,1-2(남변) )

  저녁미사에서 냉담과 기도에 대해 강론을 듣다가 문득 잊고 있었던 지난날의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의욕도 많고 욕심도 많아서 늘 육신은 피곤에 지치고 휴일이면 밀린 집안일이랑 지인들의 경조사까지 챙기려니 몸이 몇 개라도 부족할 것 같았다. 그때 지금 너에게 종교는 사치다라며 속삭이는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냉담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열심히 사는 동안 바라는 것들을 조금씩 이루어 가는 듯도 했지만 생각만큼 만족스럽거나 행복하진 않았다. 우연히, 원예치료사 자격증 있는 것을 안 지인의 끈질긴 권유로 꽃과 식물을 이용해 환자 심신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요법을 진행하게 되었다.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암 진단을 받고 좌절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보람도 느끼던 어느 날 새로운 환자가 참여하게 되었는데 주변에 민폐를 끼치고 거칠고 부정적이어서 마치고도 화가 가라앉지 않아 의자에 앉아 있을 때 그 환자가 다가와서 이런 일을 하는 분은 착한 사람 일테니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하고는 휙 나가버렸다. 한 주 동안 부담감으로 지내다가 마침 성모당 부근으로 차를 통과하면서 마음속으로 무릎을 쳤다. 대구 남산동 성모당은 병자들의 병을 낫게 해준다는 치유와 기적의 장소로 알려져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러 오는 곳이다. 그 아래에 있는 성직자 묘역 입구에는 라틴어로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숙연해 지는 곳이기도 하다.

  동전 300원 통에 던지고 촛불에 불 켜서 기도하니 마음에 평안해 졌다. 다음 날 숙제 다 마친 이이처럼 기쁜 마음으로 갔을 때 그 환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 후로도 영영 볼 수가 없었다. 촛불기도에 재미 들린 사람처럼 나는 매일 매일 성모당을 찾아갔다. 강론 중에 신부님께서 기도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반문했을 때 그때도 돌아가 생각해보니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 소리에 긴 냉담 생활을 끝내고 성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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