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 사랑방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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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성지를 다녀와서
김현숙 (로사리아, 3-3(설천))
만삭의 몸으로 손자를 데리고 힘들어하고 있을 딸의 모습이 떠올라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딸집을 방문하여 이것저것 여러 가지 집안일을 살펴주다 보니 어느 사이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 되었다.
마침 삼일절이라 사위도 집에 있게 되어 우리는 나들이를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재의 수요일, 성당에도 가야하고 생각을 하다가 이왕이면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하여 딸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묘가 있는 미리내 성지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온갖 고초와 유혹 속에서도 사제로서 훌륭하게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짧은 생을 살다 가신 김대건 신부님의 숨결을 다시한번 느끼며 묵주를 들고 십자가의 길을 하였다.
김대건 신부님과 먼저 가신 주교님들의 묘지에 참배를 하였고, 촛불을 켜고 기도도 하였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던 성모당과 성당에 따라오지 못한 손자가 나도 성당에 들어가 아멘 하고 싶은데 하는 소리에 너무도 대견하고 귀여워 우리는 한바탕 웃음으로 넘겼는데 손자는 계속해서 졸라댔다.
우리는 다시 성당으로 들어가 성체조배를 하고 아멘 하고 나왔다. 그제서야 손자는 기분이 풀렸는지 폴짝 폴짝 뛰며 즐거워하였다. 한편으로 이런 기억들이 손자의 머릿속에 오래오래 간직되길 빌어보며 이곳으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다음 날 손자의 유치원 입학식에 함께 하였다. 어느 사이 저만큼 커서 같은 또래 아이들과 같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며 감사함을 느꼈다. 딸을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은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순시기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열심히 기도하며 살아야겠다. 교우 여러분 꽃샘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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