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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을 허물면서 - 문성욱(아니아노,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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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해성당
댓글 0건 조회 1,239회 작성일 16-08-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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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31일 연중 제18주일 사랑방

 

헛간을 허물면서 

문성욱(아니아노, 사무장)

 

불볕더위에 그간 편안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난봄의 폭풍에 지붕의 슬레이트가 이웃집으로 날아가 부서졌기에 이제는 허물어야겠다고 생각하였던 헛간을 정리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 농사지으시면서 사용하였던 오래된 탈곡기, 고장난 예초기, 짐수레, 쟁기 등 처분하기 곤란한 폐물들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살아계실 때 삶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기에 쉽게 정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곳간의 말씀이 있었기에 재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사악은 그 땅에 씨를 뿌려, 그해에 수확을 백 배나 올렸다. 주님께서 그에게 이렇듯 복을 내리시어, 그는 부자가 되었다."​ (창세26,1213)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는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재물도 있지만, 재물이 있는 곳에는 인간의 부정적인 욕망이 잠재하기에 사사로운 욕심과 탐욕을 조심하라고 주님께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 하신 말씀 "욱아 창고를 지어야제"하셨던 그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집 가까이 밭에는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햇살을 먹고 발그스름해진 고추들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여름, 허어연 수염을 내밀며 하늘을 향하는 옥수수들이 한국의 안보 현실에 총대를 내미는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현실입니다.

저의 고향이 경북 성주가 아니고 이곳 화전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여유가 허락한다면 아버지께서 남기고 가신 그 쟁기를 보관할 수 있는 헛간을 새로 지어야겠습니다. 땅을 깊이 일구고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가꿀 수 있는 삶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습니다.

욕망의 끝 망치에 머리를 얻어맞고 자리를 찾아가는 못처럼 수직과 수평의 부재가 만나서 기둥을 이루는 십자가 정점의 예수님 말씀을 상기하면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헛간을 위해 망치질을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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