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4주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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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계단을 오르면서
박기연 (마태오, 신학생)
저는 지난 12월 15일에 신학교 1학년 2학기 생활을 마치고 남해로 왔습니다. 이 방학을 기점으로
저는 제약이 많은 1학년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지난 여름에 남해에 온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1학년 생활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2학기 때 특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년도 2학기에 ‘데까누스’, 일반 대학에서 말하는 ‘학년 과대표’를 맡았습니다. 지난 1학기
에 담임 신부님께서는, 2학기 때부턴 1학기 때보다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질 거라
고 하셨습니다. 가뜩이나 데까누스로서 여러 업무와 책임을 부여받은 상태였던 저에게 이러한 2학기
는, 더 정신없고 더 바쁘게만 흘러갔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2학기에는 저희 1학년이 사고 친 것도
많았고, 그에 대한 지적을 받은 것도 많았기 때문에, 학년 대표였던 저는 많이 불려서 지적받곤 했
습니다.
대표직을 맡아본 적이 거의 없어서 미숙하고 실수도 잦았던 저였기에, 더욱 혼이 나곤 하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맡은 바를 충실히 해내고자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동기들과의 갈등도 있었고,
또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학기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에는, 동기들과 담임 신부님, 그리
고 윗학년 형님들부터 데까누스로서 맡은 바를 잘 해냈다는 인정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데까누스 생활과 1학년 생활을 드디어 마침과 동시에, 저는 사제가
되기 위한 열 개의 계단 중 첫 번째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여전히
실수투성이고 여전히 미숙합니다. 그러니 신학교 생활을 1년 했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
한 자세로 본당에서 많은 것을 배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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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앞에 제 강함이 있사오니 / 임 앞에 제 약함이 있사오니
강함은 지켜주소서 / 약함은 거들어주소서
임 앞에 제 앎이 있사오니 / 임 앞에 제 모름이 있사오니
임께서 열어주신 곳에 / 제가 들어가거든 맞아주소서
임께서 닫아가신 곳에 / 제가 두드리거든 열어주소서
- ‘아우구스티노의 기도’ 중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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