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왕 대축일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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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 성월에
황정희(카타리나, 은점 )
살아 온 칠십 평생 중, 요즈음 나의 나날이 가장
한가하고 평화스럽다.
종종걸음 치며 바쁠 일도 없고, 허둥대며
서울을 오르고 내릴 일도 없다.
딸 곁에서, 딸을 지키던 일이 끝나니, 내 몸에서
뭔가 툭하고 떨어져 나간 듯 가슴시리기도 하다.
허나 다시 가슴한복판에 ‘무거운 커다란 것’이 둔탁하게 뭉쳐있는 듯.
수시로 울컥 치밀어 올라 토해내고 나면 다시 원상태로(?) 무겁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 곁에 있어야 할 것이
먼저 사라져버렸으니.....
돌아가신 님들을 생각하며 기도드리는 달.
위령 성월,
젊은 내 딸의 ‘령’을 위로해 주는 달.
그 날
가는 날을 내가 안다고 해서 내 스스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을,
주님이 아니시면 내발로
내가 갈 수 있겠는가?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알 수 없다.
주님,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제 손잡아 주십시오.
아름다운 그 곳. 우리 딸 먼저 가서 기다리는 그 곳으로.......
삶과 죽음이 결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님을 진정 느끼며,
모든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위령 성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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