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을 보내며(최지영플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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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플로라 고 2
2016년 처음이자 마지막 크리스마스는 나에게 조금 특별하였다.
그것은 바로 성탄 전야미사를 마치고 떠난 새벽송 때문이었던 것 같다. 24일 기연이오빠와 나, 수빈이는 10시 30분까지 별빛채에 모여 새벽송을 갈 때 선물할 브라우니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12박스나 만들지 하는 생각에 시작하기도 전에 막막하였지만 우리가 만든 브라우니를 받고 행복해 할 아이들과 자매님, 형제님을 생각하니 브라우니 만들기는 오히려 재미있었다. 거의 2시간에 걸쳐 브라우니를 만들고 포장하고, 수미 막달레나 선생님께서 미리 만들어 오신 선물들과 함께 종이 가방에 담았다.
성탄 전야 미사를 마치고 우리는 서둘러 기타를 챙겨 새벽송을 떠났다. 처음에 간 집은 은서네 집이었는데 성당에서만 보던 아이들을 우리가 산타가 되어 집에서 만나니 느낌이 새로웠다. 산타가 가짜가 아니냐며 투덜거리던 은서동생도 있었고, 두 번째로 찾아간 태희네 집은 아이들이 캐롤을 같이 부르고 춤도 추며 함께 즐기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 외에도 많은 자매님 댁을 방문하였는데 우리를 위해서 춥다고 차와 빵을 준비해주신 집도 있었고, 발 시리다고 수면양말을 포장해 선물해주신 자매님댁도 있었다. 방문한 집집마다 대문이 다 열려있고 우리를 반기기 위해 그 추운 날씨에도 나와 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다.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해주기 위해 늦은 시간에 찾아간 우리들을 사랑으로 맞아주시고, 노래와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나선 새벽송이지만 오히려 우리가 드린 것 보다 더욱 많은 것을 받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교감 선생님인 비아 선생님도 함께 하시고, 우리 중고등부를 위해 항상 힘써주시는 김기순 도미니카 선생님과 김수미 막달레나 선생님도 함께 새벽송을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였다.
그리고 그 새벽송을 주님의 사랑 안에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하느님께 더욱 감사한 하루였다. 지금까지 지내온 크리스마스 중에서 이번 크리스마스의 날씨는 유난히 추웠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함께 시작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우리의 마음은 그 어느 크리스마스보다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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