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성탄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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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열 두 달이 모두 바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다른 달보다 더 바쁘다. 하나 하나 따지고 보면 더 할 일이 많아서 바쁘다기보다는 여유가 없는 것에서 더 조급함을 느끼는 것 같다. 이번 2016년 12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림시기를 보내면서 아기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했지만 사실상 그러지 못하였다. 내 마음속의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알맹이들이 충돌하면서 나오는 잔해들을 미처 청소를 하지 못하였고, 직장일뿐만 아니라 주일학교 성탄준비로 인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
어떤 일을 맡았을 때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잘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많이 피곤하게 한다. 주일학교 성탄행사와 첫영성체 및 세례준비, 새벽송 행사를 계획하면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 역시 ‘잘해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 머릿속에는 온통 주일학교 생각으로 꽉 차 있었던 12월이었다.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해주는 직장일보다 주일학교 생각뿐이었다.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달란트에 비해서 과한 직책을 맡고 있는데 대한 책임감으로 더 신경이 많이 쓰였다.
행사를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마쳤지만 나의 마음속에 아기 예수님 모실 방을 만들지 못해서 그런지 ‘기쁘다 구주 오셨네’하면서 즐거이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다.
행사가 끝나고 난 다음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이것을 준비했어야지,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 많이 들어서 ‘모두 경험 부족이구나’,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 하느님은 알아주시겠지’하는 생각으로 나의 마음을 위로하였다.
2016년 성탄준비를 하면서 힘들었고 속상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아이들과‘아자 아자 홧팅’을 외칠 때 절반을 날려 버렸고, 새벽송을
할 때 웃으며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모든 가정과 신나게 노래 부르고 춤을추었을 때 그 절반은 날아갔다. 이제 남은 그 절반은 내 마음속 교만과 열등감을 치료하는데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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